굿바이 by 2steps

 
 마지막 시험이 드디어 끝났다. 이제 앞으로 학교 올 일이 얼마나 있을까. 졸업을 벌써 4번째 하는데 꼭 처음 해보는 사람처럼 왠지 모르게 감상에 젖게 된다. 초등학교 졸업식때 학교 대표로 단상에선 학생회장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별의 안부를 전하고 옆에서 듣고 있던 수학 여선생님도 울먹일 떄 내 친구는 늙어서 추태라고 짧게 요약해줬지. 추태라는 말의 의미를 처음으로 그 때 정확히 알았다. 근데 이게 뭔 소리여... 암튼 로스쿨이 생기고 법대는 이제 사라진다. 이미 1,2학년은 없다. 파릇파릇한 10학번이랑 수업들으니 좋냐는 친구의 놀림은 한 귀로 흘리며 그래도 꿋꿋하게 10년을 다닌 법과대학. 없어진다니 왠지 마음이 공허하다. 이 날까지 권위의식이니 전통이니 다 쓰레기통에 쳐넣고 선배, 후배 별 개념없이 그냥 친구처럼 어울렸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소위 말하는 전통이란게 단절된다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싶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뒤지게 추웠던 오늘 수은주는 마이너스 12도를 가리켰다고 한다. 마지막 국제법 시험을 30분만에 휘갈겨쓰고 조교애한테 답안지를 날리고 나오는 길에, 이제 학교 올 일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학교 캠퍼스를 한번 돌아 보았다. 사진 찍는데 손가락이 얼어 부셔질 것만 같았다. 

 

 자그만치 10년이다. 10년 전에 내가 저 계단을 올라갔었고 이제야 내려왔다. 사진은 학교를 다니며 주로 내 시선이 머물렀던 곳, 기억에 많이 남는 장소, 다시 보면 반가울 거 같은 매우 주관적인 곳만 찍었다. 

 

 법대 앞 호숫가의 벤치. 멀리 기숙사가 보인다. 주로 저 자리에서 일광욕을 자주 했었다. 사실 군대가기전엔 의자 있는지도 몰랐고 군대 다녀오고 완벽 아싸가 되니 벤치 같은 거랑 친해지더라. 

 

 조금 다른 각도. 벤치를 관통하여 뭔가 의미 있는 한 컷을 기대했는데 사진 찍는 것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여기는 청심대. 마찬가지로 여기 앉아서 공부도 하고 공간시간엔 하릴없이 호수와 하늘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척하며 잠을 자기도 했다. 여기서 보낸 시간도 상당한 듯 하여 한 컷. 가을바람이 선선할때 여기서 책을 보았던 기억이 굉장히 좋았다. 

 

 청심대에서 바라본 법대와 스타시티. 맑은 하늘에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호숫가에 구름이 비춰 꽤 그럴 듯한 사진이 나오던데 오늘은 그냥 개호롤로롤. 

 

 법대 다음으로 자주 왕래했던 학생회관. 일명 학관. 존나 찬란하게도 나왔네. 가을축제가 다가오면 저기서 마라톤 접수를 받곤했다. 줄서서 잔돈 준비하고 접수를 했었지. 지난 가을에는 mbti검사도 여기서 해주었다. 앞에 놓인 사탕을 쪽쪽 빨며 검사를 했었는데 꽤 유익했었다. 내 성격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격도 유형별로 추측해보는 후유증을 낳기도 하였다. 나는 대체로 사람을 있는 그대로 선입견없이 바라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어떤 사람을 만나면 이 사람을 특별히 어떤 카테고리에 분류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은 사람이란 존재는 카테고리없이 살 수 없는 존재이고 나는 그냥 생각하기 귀찮은 것 뿐이다. 카테고리를 마련해 놓으면 어떤 사실을 기억하기가 굉장히 쉽고 또 기억에 남은 사실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다양한 예측도 가능하다. 카테고리의 종류가 많고 디테일 할수록 똑똑한 사람일거야. 

 

 학관에 자주가는 이유는 밥을 먹기 위해서다. 식당은 지하와 1층 두 군데. 바쁘거나 속이 안 좋을땐 편의점에서 바나나를 1개에 천원으로 팔기도 한다.


 지난 10년간 여기서 메뉴를 고르느라 고민을 많이 했었다. 실로 고뇌의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종류가 다양할때만 고민을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종류가 없어지면 고민은 더 깊어만 간다...? 

 

 표준가격 2.500원이었던 것이다. 샘플은 푸짐해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학생 때부터 현실을 철저하게 교육당하고 있는 것이었다... 

 

 법대애들에겐 그저 선망의 대상이었던 문과대. 이쁜애들이 넘쳐나고 건물에서부터 샴푸냄새가 코끝을 간지러필 것 같은 문과대. 나는 문과대에서 수업을 딱 하나 들었었다. 때는 바야흐로 2002년. 2학년이 올라간 나는 그때도 정신못차리고 내 수업을 그냥 친구에게 짜도록 시켰다. 그랬더니 왠 셰익스피어를 수강했더군. 로미오나 줄리엣이나 보자 싶어서 들었던 과목이 알고보니 영문과 전공 3학년 과정 ㅅㅂㄻ.... 한글에도 나랏말쌈이가 있듯이 영어에도 고대영어가 있음을 처음 알았다. 피눈물을 흘리며 들었던 셰익스피어는 B+였다... 

 

 이것이 우리학교의 랜드마크라고 볼 수도 있는 새천년관. 일명 휴대폰 건물이다. 중앙에 보이는 단상처럼 생긴 돌바닥 위에는 점심시간이면 남학생 한명이 우두커니서서 찬송가를 부르곤 했다. 한 몇년간 본 거 같다. 처음에는 대여섯명이 기타도 들쳐메고 부르더니만 나중에는 남학생 한 명만 남아서 매일 같이 찬송가를 불러제꼈다. 무서워서 말은 못 붙여봤다. 1학년떄 JMS 신도들에게 꼬임을 당했던 곳이 이 곳이었기 때문이다. 몇 개월 뒤 정명석 지저스모닝스타는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했었지.. 

 

 다른 각도에서도 한 컷.

 

 오전이어서 그런지 공대는 학관의 뺨을 후릴 정도로 더 찬란하게 나왔다. 결코 의도한건 아니다. 공대에서는 수업을 딱 한번 들어본 적이 있다. 서양역사에 대해 배우는 과목이었는지 정말 눈물나게 지루했고 무엇보다도 법대에서 수업이 끝나고 바로 공대수업이어서 한학기 내내 호수를 끼고 미친듯이 뛰어야만 했다. 진짜 그때는 호수고 나발이도 다 메꿔버리고 싶었다. 공대 수업 답게 남성호르몬 쩐내 나는 수업이었지만 딱 한명 공대여신이라 불릴만한 언니가 맨 앞자리에 노랑머리를 휘날리며 다소곳이 앉아있어서 그 맛에 수업을 들었다. 건물을 번지르르해 보이지만 안에는 균열이 가서 좀 으스스한 건물이다. 지금은 보수했것지. 

 

 학교 마크인 소새끼다. 마크소트도 이름이 건우. 상허 이석창인지 우석창인지 그 박사님께서 건대를 세우실 때 축산대부터 세우셔서 마스크트가 소라고 한다. 1학년떄 술마시면 그냥 황소상이 기준이었지. 황소상 기준으로 1시 방향 풀밭. 소주를 따르면 어느 사이엔가 풀밭에서 뛰쳐온 개미가 소주잔에서 헤엄을 치고 있고 안주는 새우깡과 1.5리터 생수. 결코 여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우린 강하게 길러진 것이었다.. 정말 그 때 유행성 출혈렬 안 걸린게 다행. 

 

 겨울이라 그런지 휑한 느낌이다. 여기서 캐치볼도 하고 학기초가 되면 술레잡기도 하고 축제 시즌이 되면 빌어먹을 좆방새 사물놀이 패들이 진짜 패버리고 싶을 정도로 꽹과리를 쳐 울려 제끼는 그런 곳.


 언어교육원과 중앙도서관으로 올라가는 길. 중도에서 공부하다 후문 쪽으로 밥 먹으러 내려가던 익숙한 길이어서 한 컷. 여기만 지나면 시야가 탁 트여서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었다. 

 

 언어교육원 앞. 법대는 1학년 1학기때 한 번만 영어를 수강하면 다시는 배우지 않는다. 나는 이곳을 그러니까 9년전에 한번 다니고 잊고 지낸 셈이다. 2년전에 알게 된 후배놈은 외국인에 미쳐서 오후 1시가 되면 언어교육원에 한글을 배우러 온 외국애들이 끝나고 집에 가는 걸 구경하며 괜찮은 애를 물색하곤 했다. 정말 제대로 미친 놈이었다. 그 놈의 열정이 부러웠다.


 고시원에서 지낼 때에는 중도 옆 길인 이곳으로 많이 지나다녔다. 생각해보니 나는 주로 길바닥만 보고 걷는지 자꾸 이런 길을 찍게 된다. 이 길을 지나다닐 때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 때의 느낌이 길바닥에 녹아들어있다. 조금 춥고 쓸쓸한 느낌이다. 

 

 아나 시바 진짜 오늘 살인적인 추위다. 손가락에 이젠 감각이 느껴지지 않아. 카메라를 누른건지 안 누른건지 구별이 안간다. 이곳은 중앙도서관 옆구리 출입문. 시험때가 되면 열공하다가 잠시 쉬러 나오던 곳. 그 잠깐의 여유가 묻어있는 곳이다. 같이 공부하다가 쉬러 나오면 뭐가 그리 할말이 많은지. 시원한 칼바람에 잠을 깨우기도 하고, 따뜻한 커피를 나눠 마시기도 하고, 잠깐의 짬을 이용해 친구와 전화통화도 하던 추억의 장소다. 

 

 그렇다. 저분이 바로 위대하신 상허 이석창인지 우석창인지 하는 박사님이자 건대의 설립자시다. 위용 쩝니다. 뒤로는 아시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중앙도서관. 책이 많긴 하다. 이곳에 들어갈 때는 항상 기분이 좋았다. 

 

 건대 정문을 기준으로 양 옆에 이러한 돌들이 빼곡하게 세워져 있다. 생각보다 큰 돌인데 돌마다 각 나라의 문자로 글이 써져있다. 등교할 때마다 보면서 걸어다녔는데 꽤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usa의 문구. 

 

 어?? 시발 뒤에도 있었네!!! 10년을 다니면서 이건 처음 알았다!! 사진 찍다 혹시나 해서 뒤를 보니까 부왘ㅋ

 

 언어교육원 뒷길. 건대의 외곽순환도로 쯤 된다. 건대는 평지라 이런 산길이 흔치 않은데 언어교육원쪽과 사범대학쪽만 이런 동네 뒷산같은 언덕이 있다. 옆으로 나무가 우거지고 앞으로는 건물들이 가려줘서 저녁에 여친이랑 둘이 걸으면 꽤나 분위기가 나는데... 그렇다고 하던데... 우측 하단에 나온 내 그림자마저도 안쓰럽다...

 

 평지인 건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사범대학. 다른 학교애들은 코웃음을 친지 모르나 사범대 학생들은 불만이 상당하다고 들었다. 대학 생활하며 처음으로 a+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과목은 아마도 일본문화의 이해. 생활법률 수업도 여기서 들었다. 법대주제에 생활법률 수업을 들으며 다른애들한테 노트 좀 빌려달라고 하기도 했던 수준 이하의 인간이었다... 두 명한테 빌려달라고 했었는데 두 명다 사실 조큼 이뻤었다는 거... 그 중 한 명은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 제일 예뻤다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그러나 인간성은 좀 구린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냥 흐지부지 지나간 사람으로만 남았다. 

 

 무난하다고 소문난 무난한 경영대. 무난한게 때로는 좋기도 하고 별로이기도 하고 근데 무난한거면 그나마 괜찮은거라는 거지 뭐. 무난한게 좋을때면 결국 지 상황이 별로라는 건가? 암튼.. 경영대에는 1층에 매점이 있다. 나는 이 사실에 굉장히 쇼크를 받았다. 왜 법대에는 매점이 없었던 걸까. 아직도 알 수가 없다. 경영대는 항상 후문에 밥을 먹으러 가는 도중에 있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지나치던 곳이다. 

 

 경영대 앞에 있는 운동장. 초등학교 때는 어느 초등학교가 좋은 곳인지는 바로 운동장이 그 척도가 된다. 중학교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때부터 뭔가 기준이 달라지는 듯하더니 대학교와서는 운동장이 어디있는지도 모르게 되었다. 10년 동안 한 5번 왔었나. 졸업식때 또 한번 가겠네. 

 

 비지니스약속은 언제나 식사때가 좋다. 밥을 먹으면 사람은 긍정적이 되기 때문이다. 학교 다니면서 가장 긍정적인 장면은 바로 이 후문. 이 쯤에서부터 메뉴를 뭘로 할까 고민이 시작된다.
 군대에 전역하고 나서부터는 후문 앞에 왠 여자애가 안내도우미로 있었는데 아직도 그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누군 부모가 대주는 등록금 쳐 받아먹으면서 닐리리야 밥도 용돈을 사 쳐먹고 닐리리리야 소화시키러 겜방이나 갈까 이러는데 누구는 겨울 칼바람에 짧은 미니스커트에 킬힐을 신고 자동차 안내나 하고 있고. 그 안내도우미를 보며 정말 반성하고 반성했다. 그리고 진짜 안내 도우미는 비인간적이란 생각도 많이 했다. 결국 며칠후 건대 안내도우미에 대한 기사가 실린 뒤 안내 도우미는 종적을 감추었다. 

 

 내 눈문을 제본했던 형제문화사. 10년 동안 그때 딱 한번 가봤다. 별 의미 없음.  눈문도 그냥 발로 쓴 거. 제출도 그냥 발로하고. 검사도 그냥 발로하고. 통과도 그냥 발로 하고. 내 대학생활이 왠지 도매급으로 그냥 그렇게 넘어가는 기분이었다.

 학교 다니던 초반 내 기억속 맛집으로 남은 풍년가마. 돌참치가 개념이지요. 밥은 무한 리필. 역시 대학교 밥집이랑께. 좌측 상단에 포스를 풍기며 위치한 개미도 건대 유명 맛집이다. 불낙으로 유명하지만 다른 메뉴들도 많다. 불고기를 시키던 해물을 시키던 맛은 똑같았던 개미집.... 이제는 사업 확장하셔서 쓰리까지 있대요. 가면 무조건 소주한병은 시켜야한다는 불문율이 지금도 지켜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를 개미집으로 인도했던 m형과 h형. m형은 시린 이별의 아픔을 겪은 뒤 돌고 돌아 회사에 취직하고 H형은 사고쳐서 결혼부터 해서 눈칫밥 먹어가며 피똥싸는 노력으로 연수원에 가있다. M형이 기타를 잡으면 개사모 듀오가 결성되고 나는 배를 움켜잡고 웃기에 바뻤다. 나는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가 되었으면 했지만 쉽진 않은 일이었다. 

 
 그리워질 후문 전경. 

 
 그리워질 후문 전경 투. 이 골목에서 점심을 자주 때웠었다. 

 
 군대를 갓 전역하고 복학했을무렵에는 여기서만 먹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맛으로 먹었는지 모르겠다. 그 때는 무지 맛있게 먹었던 돈까쓰. 지금도 그 맛은 변함이 없지만 지금은 맛이 없어서 못 먹는 아스트랄한 경험을 하고 있다. 분명 맛은 그대론데 왜 그 때는 맛있었을까?? 

 
내가 대학에 와서 처음으로 선배들이 사준 밥은 철판 볶음밥이었다. 커다락 양철쟁반으로 마치 빨래를 빨듯이 밥을 비비는 모습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밑반찬은 어딜가든 미역국 앤 깍두기. 치즈사리 추가하면 맛있다. 

 
비교적 최근에 생긴 비손. 수타식 손짜장이 그러하듯 면빨이 정말 짜증. 짜장면빨이었다가 라면면빨이었다가 칼국수 면빨이었다가를 반복한다. 그러나 세트메뉴가 환상이라 현재 건대 후문 음식점 리스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물론 내 기준으로. 

 
 4000원이면 저걸 다 먹을 수 있다. 양도 만족. 맛도 만족. 아 우리동네에도 비손 체인점 좀 내주세요. 사장님. 뻥 안 치고 사천탕수육 먹으러 수업 없는 날에도 그냥 저기 간 적 있다. 

 
 건대 후문에서 유명한 일감호. 맛있어서 유명한건진 모르겠고 그냥 평범하다. 건대 후문에서 가격과 맛 모두 표준을 달리고 있다. 유명한건 건대 호수 이름을 상호로 쓰고 있어서 인 것 같다. 암튼 여기서 되게 자주 먹었다. 

 
 후문을 벗어나 이젠 중문. 오디션 노래방은 내가 제일 자주 간 노래방이다. 마일리지를 쌓아주기도 하는데 마일리지로 노래불러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최근에도 몇 번 갔었다. 

 
 아마도 건대 맛집하면 가장 유명할 것 같은 장수 왕 돈까스 집. 처음엔 이 자리가 아니었는데 중간에 옮기셨다. 6000원이면 둘이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왕돈까스와 볶음밥 세트를 추천. 처음에 이곳에 갔을때는 잡지에 소개 되었다는 동기의 성화에 못이겨서 갔었다. 남자 셋이서 왕돈까스 두개를 시키고 다 못먹어서 나왔었다. 지금은 그 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크긴 크다. 

 
 건대에서 전통적으로 유명하였던 건대 글방. 이제는 구석으로 밀려나 찌그러져 있다. 책 많이 사보지도 않을 거야... 건대에서 누구 만나면 무조건 건대글방 앞이었는데. 이젠 그 자리에 엔젤리너스가 들어섰다. 

 
이젠 약속장소는 엔젤리너스 커피 앞으로 바뀐 거지. 저렇게 좋은 자리에 서점이 안될말이긴 하지. 그래도 뭔가 허전하긴 하다. 이래도 늙은 꼰대는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인가. 머리로는 이해가 되도 가슴이 납득되지 않을때가 점점 많아진다. 

 
 카메라 줌인 기능을 아직 몰라서 그냥 찍었다. 찍고 싶었던 건 건대 헌혈의 집. 여기서 피를 팔아 영화도 보고 초코파이도 먹고 쥬스도 마셨었다. 피를 뽑으면 그 날은 굉장히 피곤함을 느끼고 그 다음부터는 별로... 그래도 헌혈증 하나 정도는 지갑에 있어줘야 된다는 생각이다. 생각외로 여러모로 쓸모가 있다???? 아항? 

 
건대입구에 내리면 바로 걸리는 횡단보도. 여기서도 무지하게 시간 보냈을거야. 맨날 여기서는 잠깐 멈춰서서 무슨 생각을 했겠지. 어떤 날은 시험 생각도 하고 어떤 날은 여자 생각도 하고 어떤 날은 친구 생각도 하고 어떤 날은 옆에 있는 여자애가 이뻐서 되게 신경쓰기도 하고 어떤 날은 옆에 있는 애새끼가 담배 쳐 피워서 짜증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똥차가 매연 뿜고 가서 짜증나기도 하고 어떤 날은 햇살이 너무 눈부시게 비춰서 그대로 뇌리에 사진처럼 박히고도 하고 어떤 날은 희망에 차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기도 하고 암튼 그랬겠지. 길 건너는 밤이 되면 포차거리가 되곤 했는데 요즘도 하는지는 모르겠다. 

 

 집에 가는 길 건대 입구 왕십리 방향 끝 쪽. 언제나 하루 일과를 끝내는 장면이었지만 이제는 학교생활의 추억을 끝내는 장면으로 쓴다.

 
 
 

 

 
 

덧글

  • 후배 2011/01/10 02:30 # 삭제 답글

    선배님 잘읽었습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참많네요 저도 훗날 이렇게 추억하게될까요 . 졸업 축하드립니다!
  • 후배2 2014/05/06 22:55 # 삭제 답글

    어휴 글 잘 읽었습니다. 참 글 재밌게 쓰시네요
  • 나그네 2016/12/28 18:58 # 삭제 답글

    건대 구경 구석구석 잘했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